잡다한 얘기

숨쉬기가 힘들면 공황장애? 담낭 절제 후유증 치료 - 유두괄약근 기능장애, 유두괄약근 기능이상

아저씨아저씨아저아저 2024. 4. 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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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어느날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안되고, 헛배가 부르고, 가끔 등이 쑤시고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등

이런 증상이 심해졌음

특히, 숨쉬기가 힘들어지는 경우가 생기면 이러다가 숨이 넘어가 죽을거 같다 라는 공포감이 생기게 되었다

의원을 방문하여 증상을 설명하면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의사들이 판단을 내리고 병이 아니다 라고 하며 처방이 없었는데

점점 심해져 회사 다니기도 힘들지경이 됨


그러다 하루는 오한도 너무 심하게 나타나고 설사도 심하고 쓰러질거 같아 백병원 한밤중에 응급실에 갔고

혈액검사와 CT를 찍었으나 아무 이상없다는 판정을 받음

더이상 병원을 믿을수 없어 진료기록을 복사해서 하나하나 항목별로 공부를 시작함

 

그러다 빌리루빈 수치가 1.5가 나왔는게 눈에 띄였고, 이정도 수치면 간쪽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정도의 수치라 이부분에 대해 검사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문제없다고 했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청담에 있는 담낭전문 외과를 찾아 다시 검사를 했고 담낭 내 슬러지와 1미리 정도의 담석을 찾게됨

로와콜로 치료를 했으나 조금 나아진 정도였을뿐 완전한 개선이 되지 않아 청담 병원에서 받은 진료 내역으로 동국대 병원을 찾아 수술해줄것을 요청

담당의는 이런저런 검사를 하고 담낭의 문제가 아니고는 말이 안된다 판단하여 담낭제거수술을 함


담낭 제거 후 별 문제없이 지내다 1년 6개월 후 동일한 명치통증, 등통증, 우측목, 우측어깨 통증, 설사가 시작!

특히, 숨쉬기 어려운 가슴 답답함이 다시 생겼는데 몰랐다면 위경련인가? 위염인가 하겠지만 한번 겪어보면 이건 담도성동통 이라는거 바로 느껴짐

수술했던 대학병원을 가서 이런 통증에 대해 얘기했고 과민성대장이거나 자율신경계 이상일 수 있으니 우선 약을 먹어보자 하여 신경안정제와 근육이완제, 지사제를 2개월 동안 복용

지사제 덕분에 설사만 나아지고 통증은 그대로

결국 CT찍고 혈액검사 하며 병원 내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검사를 다 시킨후 아무런 문제 없는것으로 나왔다며
담당 의사는 진통제 말고 줄게 없다 라고 해버림

그러면서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쉬기 어려운건 정신병의 문제인거니 정신과로 트랜스퍼 시키겠다 라는 판단을 내렸다

 

뭐 이런 거지같은 경우가 있나... 아파서 고생하는데 이상없다니?

나보고 정신병자라고?

 

결국 병원 나오고 의학서적, 논문, 레딧을 찾아보기 시작

한국자료에는 긴가민가 하는 내용들이 있었으나 해외 논문을 찾아보니 아무리 봐도 오디괄약근 기능장애로 의심되기 시작

 

간단하게 말하면 담도와 십이지장을 연결해 주는 부위를 관장하는 부분인데 여기에 정상적이지 않은 압력이 가해지며 담낭염과 동일한 증상을 보이는것

 

이부분에서 담즘과 이자액(췌장액)이 십이지장으로 흘러들어가는걸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하면서 소화를 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담낭이 수축하면 여기가 이완되고 반대로 담낭이 이완되면 괄약근 수축하게 됨

문제는 담낭이 없어지면서 유두괄약근이 혼란을 겪어 제때 이완과 수축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담도에 압력이 높아지 문제가 발생함

 

최악의 경우는 간과 췌장까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이런경우는 거의 없긴한듯

 

아무튼, 이렇게 명치통증에 힘겹게 지내는 와중에 전립선염이 도져 비뇨기과에서 약을 먹는데 어랏? 배아픈게 좀 나아졌네? 왜그렇지?

해서 비뇨기과 약을 보니 항생제, 소염제, 위장약, 알파차단제 이렇게 매우 흔하디흔한 전립선염 처방약이었음

여기서 의문을 품은게 알파차단제로 이건 평활근을 이완시켜 요도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여 전립선염 치료에 도움을 주는 약임

오디괄약근 또한 평활근 중 하나로 우연히 먹게된 알파차단제 덕분에 같은 평활근이 오디괄약근의 수축을 조절하게 되었고 이 덕분에 통증과 설사 증상이 개선되갔다는것!

 

확신을 가지고 여러 대학 병원을 다니며 의사들을 만나 얘기했지만 모두 내 얘기를 믿어주지 않았다

이론적으로 그런 병이 존재하는건 맞지만 실제 저 병일 가능성이 없다, 경험해 본적이 없다 라는 이유였다
국내 논문에 따르면 담낭 제거 후 해당 병으로 판정되는 경우는 1% 정도라고 하였다

Jnm008-02-02.pdf
0.47MB

수학적으로 보자면 매년 인구 10만 명당 약 120명의 담낭 절제가 이루어진다
http://biospectator.com/view/news_view.php?varAtcId=2280

국내 인구 5천 만명을 기준으로 보자면 (50,000,000 명 / 100,000 명 ) * 120 명 * 0.01 이다

결국 매 년 600 명 정도의 한국 사람이 유두괄약근 기능이상 이라는 질병에 걸리는 질환이라는 건데 이는 한국 전체 인구의 0.001%를 차지한다

발병환자가 전체 인구의 0.001%도 안되기에 의사는 이런 환자의 존재 여부에 대하여는 아얘 가능성 마저 부정하고 있는 것이었다

정상적인 사고 방식이라면 0.001% 확률이나 되는 질병이다 라고 판단해야 하는데 0.001% 밖에 안되기에 있을수 없다 라고 판단을 하다니....

이렇게 병원만 이곳저곳 돌아다닌게 몇 달 이었고, 그동안 고통때문에 병가도 많이 사용하였다

결국 아산병원 소화기 내과 외래잡고 대기하는데 대략 2 개월 정도 대기하다 방문하였고 그간 있었던 일 얘기하였다

내가 원하면 수술은 해줄수 있지만 이 질환이라는 확신은 없다고 한다 이 의사도 말이다..

하지만 자신이 보기에도 오디괄약근 기능장애가 맞을듯 하며 이 질환은 진단 내리는것 자체가 너무너무 힘든데 그 이유가 ERCP를 통해 내압검사를 하는데 민감도가 기껏해야 50% 수준이라 복불복 수준으로 결과가 나오고 그걸 떠나 검사 자체가 몸에 무리를 줘서 다른 합병증(췌장 관련 질환)을 불러오기에 내압검사 자체를 할 바에는 그냥 수술을 해버리고 만다고 한다


참고로 저 내압검사 장비가 2019년 내가 수술 결정할 당시에는 우리나라에 건국대병원 단 한곳에만 있다는것
애초에 이 질병에 걸리는 환자는 있을수 없다 라고 판단하기에 생기는 문제이다

수술 성공 확률은 의사가 판단하기에 20% 수준이다라고 했다

궁금한이야기 Y 310회를 보면 이 수술을 받은후 식물인간이 된 사례가 나오는데 매우 위험한 수술인건 맞다

국내 내과 의사 중 이걸 제대로 할 의사가 몇이나 될지는 미지수고 실제로 의료분쟁 1위 수술이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질병인지 알면서도 의사들은 해주지 않으려 하기도 한단다

하지만 나는 결국은 오디괄약근(유두괄약근)을 절개 하기로 하였다

수술을 하면 통증이 없어지지만 최악에 경우는 죽을수 있고, 수술을 안하면 죽을 위험까지는 없지만 평생을 통증 때문에 죽는거 보다 못한 생활을 해야하는 상황이니 선택은 어렵지 않았다

몇 달을 고생하는데 이상없어 보이니까 진통제 말고 못주겠다는 대학병원 의사들은 의사가 맞기는 한건가 싶다
몇 달을 이검사 저검사 해가며 돈을 쓰게 만들고는 자신의 무지로 판단도 못하는게 의사라니 말이다
더더욱 큰 문제는 한 명이 아니라 내가 경험한 많은 의사가 이렇다는 것이었다


입원 후 수술 전날 까지도 담당의는 수술을 하지 않을 것을 권유하였다
성공률도 낮으며 책에서나 나오는 질병이기에 80% 이상의 확률로 지금보다 더 나쁜 상태가 될 것이다 라는 이유였으나
난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수술을 진행해 주기를 요청했고 수술확인서에 서명을 하였다

그렇게 한달간 입원대기 하다 입원해서 ERCP로 EST를 했고(오디괄약근 절개) 우려했던바와 같이

췌장염이 생겨(아밀라아제, 리파아제 수치가 기준수치 3배이상 치솟음) 사흘간 물도 못먹고 금식하며

췌장 수치를 낮추고 나서야 식사하고 이상없어서 퇴원하였다

 

수술비는 약 60만원 정도 수준인데 난 2인실에서 계속 지내서 병실료가 많이 나왔다

그래봐야 하루 10만 원 정도라 총 비용 120만 원 정도였으나 다인실에서 시달리며 지낼 바에는 2인실이나 1인실이 훨씬 좋은 판단이다

6인실이면 총 비용이 70-75만원 정도 밖에 않되는 부담없는 수술이다

 

수술 후 4일 만에 1년을 넘게 지속되던 설사가 사라졌고, 명치 통증은 더이상 나타나지 않음

기름진 햄버거+감자튀김+크림빵 조합을 먹어도 통증없고 소화되며 설사도 없어짐

예전 같았으면 크림빵 하나 먹으면 다음날 설사만 4, 5번을 했을건데....


내 경우는 내가 직접 해외 논문찾아보고 해외커뮤니티 가서 유두괄약근 질환자들 얘기 들어보고(흔히 SODer라고 하더라, SOD가 유두괄약근 기능부진 sphincter of oddi dysfunction 의 약자)

그 다음 국내 논문 찾아보며 수술시 득과 실에 대해 따져보며 확신을 가진건데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을듯

 

현재는 오디괄약근이 없으니 당연 담즙이 무한하게 십이지장으로 흘러들어가 누웠을시 위로 역류되며 약간의 속쓰림 증상이 있긴한데 이건 당연한거고 차차 나아질거라 큰 걱정은 않하고 있고, 의사도 위염약 처방해주고 속쓰리면 먹고 아님 먹지마라 익숙해지면 괜찮아진다고 하는 정도

 

더이상 외래 일정도 잡을 필요도 없다면서 그냥 잘지내시면 됩니다~ 라고 할정도로 무사히 지내는 상태

 

우리나라 담낭 절제 수술이 전체 수술 횟수 중 2위일 정도로 엄청 흔해빠진 수술인데

그 중 1%가 나같은 경우라면 정말 많은 사람이 지금도 제대로 진단 못받아서 고통속에 살듯

 

 


 

아래 사이트가 SOD 정보가 있는 곳. 매우 도움이 됨.

해외에 거주한다면 전문의 알아보는 것만해도 엄청난 시간이 필요한데 SOD 전문의가 나옴, 이메일 혹은 전화 문의도 가능함

특히 한국 논문에서는 단 한번도 나오지 않은 SOD의 증상 중 brain fog에 대하여도 나와있음

내 경우 초기부터 저 brain fog 증상이 있어서 의사에게 얘기했었지만 그 어떤 의사도 담낭, 담도와 저 증상은 관계가 있다라고 한적이 없음

생각하면 또 열받네....

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28658476_Understanding_the_Biliary_Dyspepsia/fulltext/5bdaf9c2299bf1124fb213f6/Understanding-the-Biliary-Dyspepsia.pdf

http://www.sodae.org/sod-faqs-for-families-and-friends/category/all


기록

의사가 시켜서 시작한건데 어떤걸 언제 먹고 언제부터 어떠한 증상이 나타나는지 시간단위로 기록을 꾸준히 하세요

제 경우 두달치 기록하다 보니 스스로 확신이 생기더군요

의사 또한 제 기록보고 도움이 됐다고 하구요 (다른 부분에 문제가 없다라는 점에서)

모두 아시다시피 최대 통증10기준이고

제 경우에는 요로결석으로 응급실 실려갈때를 8로 기준으로 삼고 적었습니다


수술 한달반 지난시점 상복부통증과 답답함 지속

아산병원 예약대기가 한달반이라 회사근처 2차 병원 내과가서 혈액검사 했으나 정상

의사는 십이지장 궤양+복부가스를 의심하여 약처방

약복용후 3일쯤 후부터 통증이 줄고 설사도 나아짐

알고보니 이 의사도 소화기내과 전문의고 순천향대 외래교수, 병원이 외과전문 병원이라 기대안했는데 다행

현재 열흘정도 복용중, 통증이 매우 많이줄어듬, 완전히 사라진건 아니나 일상생활 지장없음

 


 

수술 7개월 경과

기존 상복부, 등통증 모두 사라짐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었을때만 소화가 더디나 그 외에는 이상없음

 


수술 후 4년 경과

통증은 전혀 없음

가슴 답답함 없음

기름진 음식 먹으면 설사

카페인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

위염이 종종 생김(다른 약들을 먹을 경우, 특히 소염제)

-> 그래서 미국에서 H2 차단제와 프로톤 펌프 억제제를 사서 필요때마다 복용, 이걸로 충분함

 

이제는 고통없는 삶이라 매우 만족


수술 경과 5년(2024년) 후기

가슴 답답함 없음

통증 없음

제로 콜라에 들어가는 아스파탐류에 민감하게 반응
(일반 콜라는 상관없음)

소염제만 조심하면 위염 안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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