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7. 베트남_달랏_달팽이 요리_콴비치33 Quán Bích 33
야시장에서 반짠느엉과 따뜻한 두유를 한잔씩 하며 앉아 사람구경을 하다보니 슬슬 배가 고파진다
생각해보니 라운지에서 식사한 이후 비행기타고 택시타고 두시간이 넘게 이동하고 야시장도 돌아다니고
배고픈데 잊고있었나 보다
오늘의 저녁식사는 여친께서 즐겨보시는 방송 나혼자산다에 나왔다는 달팽이 음식을 먹으로 가기로 하였다
여기서 나온 식당이다
야시장 계단에서 식당으로 가는길을 구글맵으로 검색해 보니 걸어서 13분이 나왔다
이정도 거리면 걸어 가야지 운동할겸
우리는 검은 화살표가 가르키는 길로 이동하였다
그런데 알려준 빠른길로 걸어가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해진다
경사진 골목으로 안내를 하더니 가로등이 없어 휴대폰 불빛까지 동원해야만 하는 그런길을 가게 만들었다
사람소리가 들리긴 하는데 보이진 않고 중간에 철문으로 막혀서 돌아가기도 하고..
가다가 여친에게 이런곳에서는 사람 하나 죽이고 적당히 처리해도 아무도 모르겠다? 라고 했다가
내가 여친에게 처리 당할뻔이 아니라..혼났다
우린 구글 녀석한테 당했다
이런길을 추천 경로라고 하다니!!!
혹시라도 달랏야시장에서 달팽이 식당으로 갈거면 빨간 화살표가 가르키는 길로 가시길...
그렇게 걷다보니 티비에서 보던 간판이 보였다
만석은 아니었지만 제법 사람들이 많았고
우리나라 단체관광객도 있었다
창쪽으로 자리를 잡고 메뉴판부터 슬슬 보았다
우리는 두명이라 많이시키긴 거시기해서 달팽이 하나와 그릴드 오징어와 마늘볶음밥+음료수을 시켰다
우롱차가 없...었다
주문을 하고나니 시키지 않은 뻥튀기 같은 것과 물티슈를 가져다 주셨다
그냥 주는건가 했는데 물어보니 역시 유상서비스(?) 였다
일종의 DLC 다
내가 들고 다니는 가방에는 물티슈가 늘 있기에 이녀석들은 테이블 구석으로 치워 두었다
뒤에 보이는 한국인 단체 관광객 분들이 남자분 따로 여자분 따로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를 하길래
"부부는 아닌가봐?" 라고 했더니
여친도 패키지 여행 갔을때 부부인데 따로 식사하는 분들이 있었다고 했다
음...
그런거구나...
음...
저런 잡담이나 하며 음식 냄새가 많이 나네 이러고 있는데 화덕이 먼저 왔고
곧이어 달팽이들이 도착하였다
일하시는 분이 어떻게 먹으면 되는지 먼저 시범을 보여주셨다
달팽이를 한손으로 잡고 나머지 손으로 레몬그라스 양쪽을 잡고 앞쪽으로 당겨 빼주면
안에있는 달팽이와 고기가 같이 스윽 밀려나오게 되었다
시범을 보여주신 후 같이 주신 소스에 찍어서 먹으라고 하셨다
맛은 고기맛이 같이 나는 양많은 단백한 골뱅이 같았다
레몬그라스 덕분이라 그런가 비린냄새는 나지 않았고 살짝 새콤한 향이 섞였다
동남아 향신료를 좋아해서 그런가 입에 불쾌하지 않고 입에 잘 맞았다
프랑스에서 먹었던 달팽이와는 전혀 다른 음식인데 이게 내 입맛에는 더 맛있게 느껴졌다
그렇게 하나씩 까먹다보니 볶음밥이 도착하셨...는데...
보는 순간 아...
양이 엄청나다
적어도 3인분은 될 듯한 양이 나왔다
적게 먹는 사람이라면 4인분도... 가능할 양이다
달팽이랑 오징어 먹고 다른거 더 시켜야지 하고
중국집에서 시키면 나오는 그런 작은양 이려니 생각하고 시킨건데 망했다
역시 쌀의 국가라 그런가 쌀이 나오는 음식은 엄청나게 많이 주셨다
근데 맛을보니 하필 또 맛이 좋다
조금만 먹고 그냥 남길까 했는데 맛까지 좋다

달팽이와 밥으로 슬슬 배가 부르고 있는데 같이 시킨 구운오징어는 줄 생각이 없으시다
음식이 안나오면 오징어는 돈을 안내야지 하며 달팽이를 먹었다
그런데 달팽이를 다 먹으니 화덕을 교체하며 오징어를 주셨다
화덕이 부족했던건지 아니면 테이블이 작아서 그랬던건지 모르겠다
뒤늦게 이런 양념이 된 생오징어를 주셨다
무슨 야채도 같이 버무려 주셨는데 이건 당췌 무슨 야채인지 모르겠다
메뉴판에 적힌 SARAY 라는 이름을 검색해도 안나온다
먹을수 있는거니 준거겠지 라고 생각하며
불판도 왔으니 이제 구워봅시다!
이것도 맛이 독특하다
엄청난 맛은 아닌데 계속 꾸준히 먹힌다
우리나라 쌈장으로 약하게 양념한 듯한 그런 맛이 살짝 나는데 맛있게 먹을만 했다
같이 준 야채는 잘 익으면 딱딱하던 녀석이 말랑말랑하게 변한다
여친께서 발견한 먹으면 되는 타이밍이다
고추씨 같은게 있어 매우려나 했는데 맵지는 않지만 뭔가 깔끔한 야채맛이 나는 그런 녀석이었다
볶음밥에서 이미 배가 슬슬 불렀는데 오징어도 가격 대비해서 양이 많았고
거기다 정체모를 저 야채가 그냥 보기에도 양이 많아서 같이 먹다보니 배가 터질거 같았다
여친은 많이 못드시는 분이라 진작부터 GG치고 멍하게 계셨고
나만 하나씩 하나씩 슬슬 먹었다
얼마나 배나온지 잡아보시나 보다
그냥봐도 다 보이는데...
오호호호호호

내가 이런거 쓴다고 주말에 뭐라고 하셨다
그래도 항상 이..이..이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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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넘긴거 같다면 기분탓이다
오징어는 다 먹어치우고
정체불명 야채만 좀 남기고 그렇게 끝을내고 계산을 하였다
사실 시간이 늦어서 그런가 청소하고 정리하고 그런 움직임이 있어서....

오랜만에 맥주도 조금 먹고 배부르게 오징어와 고기를 먹었는데도
계산을 하고 보니 우리나라 돈으로 3만 원이 넘지 않았다
골뱅이 통조림만 사서 먹어도 요즘은 엄청 비싼데
역시 베트남이 저렴하기는 했다
맛도 좋고 양도 많고 저렴하고 이래저래 좋은 곳이다
다음에 또 여행오면 못먹어본 핫팟을 시켜보고 싶다
만족하신 자세로 사진하나 남겨주시고 이제 숙소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올때 고생했던 길이 아니라 큰 대로변으로 이동하자고 했다
구글 너 이놈...
잊지 않겠다
